선교지에서 온 편지

거절의 미학

JT Sung 2008. 4. 9. 15:57

언제가 신문에서 "모두가 'YES'라고 할 때

 당신은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라는 광고카피를 본적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부탁을 하기도 하고 부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정많은 한국사람 "No"하기가 그리 쉽지않다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살면서 내게도 종종 이 곳 사람들이 크고 작은 부탁을 하러 온다 

문제는 정말 어려워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용하는 느낌을 받을 때에 그 것을 견디지 못하면서도 

과감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그 부탁에 질질 끌려 다니며 힘들어 한적이 여러번이다 

가장 빈번한게 돈부탁인데 ABC 신학교를 하면서 한 학생이 급하게 큰돈을 빌려갔다가 

어렵게 그것도 반 밖에 못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엔 학교 규칙에 학교 학생은 선생과 돈거래를 할수 없다고 명시해 놓았다 

그 이후로 누가 돈 빌리러 오면  미안하다 도와주고 싶은데 

학교 규칙이라 돈을 꾸어 줄수 가 없다고 그냔 얼마 주어서 돌려 보내곤 한다 

그 외에도 학교 비품인 프로젝터를 빌려가고 무슨 세미나 한다고 테이블 빌려가고 

학교 지프니도 빌려 가고 예배실의 악기도 빌려가고  

이제는 학교대지를 구입하니 우리학교에서 Youth Camp를 하게 학교까지 통째로 빌려 달라고 한다 


학교 비품을 빌려가면 잘쓰고 돌려 주면 조은데... 문제는 비품들이 파손되서 돌아오는데 있다 

(우리학교 비품은 하도 빌려 주어 지금 거의 고물상 수준이다 ) 

                    *              *                * 

하긴 나도 이전에 돈꾸러 다니고 부탁하러 다닌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힘들게 찾아가서 말도 못끄내고 그냥 돌아온적도 있었는데 


주님 지금 남에게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됨을 감사 드립니다 


아무쪼록 부탁하는 사람과 내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부탁만을 들어주는 지혜주셔서 

서로가 상처 받지 않기를 원합니다.

200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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